챕터 176

카시안

나는 말없이 뒤돌아 병원을 나섰다.

숨을 쉬어야 했다. 렌을 봐야 했다.

방으로 돌아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. 그녀가 좋아하는 스웨터 몇 벌, 시빌이 준 작은 여우 펜던트, 그리고 그녀가 내 옷장에 두고 간 신발 한 켤레. 손은 자동으로 움직였지만, 마음은 그녀에게 가 있었다. 내가 돌아왔을 때 담요에 싸인 그녀가 얼마나 연약해 보였는지, 내가 다시 사라질까봐 두려운 듯 나에게 얼마나 꼭 매달렸는지.

그녀는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었다. 이 집이 되어버린 광기가 아니라.

나는 그녀의 실크 가운을 하나 집어 들고 깔끔하게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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